향수, 파트리크 쥐스킨스 독서일기

몇 살인지 가물가물한, 20대 초반에 '향수'라는 책을 처음 읽었다.
그 때도 작가가 소설속에서 묘사했던 우울한 분위기와 주인공 '그르누이'의 내면에 대한 서술이 어렴풋이 기억이난다.

책장을 뒤지다 문득 다시 한 번 책을 흝어보다 꽤 긴 시간을 들여 정독하게 되었다.
결론은 '아 역시 이 책 어렵다.'라는 생각과 함께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닫았다.
책은 흥미롭고, 작가와 주인공의 천재성을 엿볼 수 있었다.
간략히 책의 분위기를 설명하자면, 지극히 우울하고, 암울하며, 어둡고, 광기가 서려있다고 표현하는 것이 적당한지 모르겠다.

주인공 그르누이는 살인과 함께 태어나, 살인과 함께 생을 마감한다.
소설에는 인간과 인간이 이룬 도시/사회에 대한 혐오가 깊이 깔려 있는듯 보인다.
작가는 '인간이란 결국 영혼 - 향기가 인간의 영혼을 상징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 없거나,
영혼의 중요성을 전혀 볼 수 없거나, 아름다운 영혼의 경우 그것을 뺏기거나,
영혼의 아름다움에 집착하나 정작 자신이 집착하는 영혼이 결여된 자이며, 
추악한 도시 -당대의 파리의 더러움을 극도로 현실감 있게 표현했다.- 속에 협오감을 불러일으키는 존재들임'을
표현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소설 속에사 주인공은 아름다운 향기를 지닌 25명의 여자들의 죽음에서 짜낸 '향수'라는 도구를 통해
인간의 정신과 마음이 지배하며, 마음껏 그런 인간들의 무력감(?)을 협오한다.
타고나기를 무취로 태어난 그는 인위적으로 제조된 이 죽음의 '향수'를
통해 사람들의 정신과 마음을 지배하고 찬양받지만, 결국 자신과 인간을 혐오하며 생을 마감한다.

어떤 느낌일까.
상상과 현실 모두에서,
온갖 종류의 냄새를 완벽히 분류하고 혼합하여 최상의 향을 제조할 수 있지만
정작 자신은 그 중 어떠한 것도 지니지 않았음을 깨닫는 것은.

감정에 대한 민감함으로 연결지어보면,
타인의 온갖 감정의 극도로 세밀한 부분까지 느끼지만
정작 나는 감정이 없음을 깨닫는다면,
삶은 얼마나 비참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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